* 꽃넝쿨 타고 하늘에 올라 ---옥희
어딘가 꽃밭 속에 내가 있었다. 그야말로 온갖 꽃이 만발한 찬란한 꽃밭
속을 헤매고 있는데, 한 쪽에 넝쿨이 높이 뻗어 있기에 신기하게도 나는 그
넝쿨을 타고 하늘위로 끝없이 오르고 있었다. 그러자 갑자기 꽃밭아래 숱
한 사람들이 몰려 나를 향해 환호하는게 아닌가. 작년 봄의 꿈이다.
이게 스타가 되는 꿈이란 걸 나는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.
* 멧돼지 따라 동굴 벗어나 --- 지다연
등산을 갔는지 어쨌는지 모르나 나는 느닷없이 깊은 동굴속을 헤매고 있
었다. 동굴을 벗어나기는 너무나 어려워 허둥거렸다. 그러나 갑자기 한
마리 멧돼지(틀림없는 멧돼지였다)가 내 앞을 마구 달리기에, 나도 그 뒤를
허둥지둥 따라 달렸더니 어느새 동굴 밖 밝은 햇살아래 나와 있었다.
이것은 내가 가요계에 어렵게 나오던 금년초의 정말 희귀한 꿈이었다.
* 신나게 세계 일주 여행 --- 김인순
바로 열흘 전의 꿈이다. 전에 몬도가네를 본 적이 있어 그게 꿈에 재현
된 것인지 나는 비행기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고 있었다. 그야말로 비행기
속에서 세계만상을 구경하면서 신나게 돌다가 어느 틈엔가 꿈을 깨었다.
지금껏 꾸어 보지 못한 신나는 꿈이었다. 아마도 새해에는 멋진 해외여행
의 꿈이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.
* 분홍신에 취해 춤을 추며 --- 윤미라
어렸을 때 [분홍신]이란 영화를 본 날부터 나는 분홍신에 홀린 꿈을 계속
해 꾸었다. 분홍신을 신고 춤추는 나. 요란한 박수. 이 꿈이 하루 이틀
도 아니고 열흘이 넘게 계속됐다. 이 꿈은 밤에뿐 아니라 낮에도 공상으로
나타나 나를 괴롭혔다. 끝내 [수업시간에 멍해 있다]는 이유로 선생님께
크게 야단을 맞고서야, 이 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. 잊혀지지 않는
꿈이다.
필자 주:미래예지적인 꿈이 아닌 소망 표현의 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.
* 언니 결혼날에 심술 --- 서미경
나에게 더할 수 없이 잘해 주던 언니가 시집을 갔다. 결혼식을 앞두고
공연히 부어 있었다. 언니를 빼앗기는 것 같아서였다.
언니의 결혼식 전날밤 꿈에 난 몹시도 슬피 울었다. 언니가 죽었다든가
어쨌다든가, 하여간에 슬픈일이 있었다. 꿈에서 깨어나자 나는 자고 있는
언니를 흔들어 깨워 {언니 시집 가지마!}라고 했다. 영문도 모른채 "그러
마"던 언니는 다음 날 시집을 갔다. 철없던 시절에 꾼 잊혀지지 않는 꿈이
다.
* 잊혀지지 않는 첫키스 --- 유지인
여고시절이었다. 지나칠 정도로 새침떼기였던 내겐 친구가 많지 않았다.
그래서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혼자서 공상을 하며 지내곤 했다. 그 무렵 나
는 꿈 속에서 어느 사나이와 키스를 했다. 알랑 들롱같기도 하고 험상궂은
프로레슬링 선수 같기도 하고... 전혀 그 남자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.
하여간 난 난생처음으로 사나이와 키스를 했다. 꿈에서 있었던 일이나마
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.
필자 주; 프로이트식의 억눌린 소망 표현의 꿈으로 볼 수도 있고, 꿈에서
본 그대로 미래투시의 꿈으로 실현될 수도 있다.
끝
